합성 데이터, '보완'에서 '핵심 전략'으로
AI 개발에서 ‘좋은 데이터’는 곧 성능이다.
그러나 언제나 이상적인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개인정보 보호, 데이터 수집 비용, 희귀 상황 데이터의 부족은 여전히 모델 성능을 가로막는 주요 제약 요인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Synthetic Data, 즉 합성 데이터다.
이는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지 않고, 모델이나 시뮬레이션을 통해 인공적으로 생성된 데이터로, 연구 및 산업 현장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합성 데이터란?
합성 데이터는 현실 세계의 데이터를 직접 사용하지 않고, 기계 학습 모델, 통계적 분포,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생성한 데이터다. 현실과 유사한 특성을 갖지만 민감한 정보는 포함하지 않으며, 특정 상황을 의도적으로 반복해 생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유연성을 제공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 실제 얼굴 사진이 아닌, 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을 활용해 생성한 가상의 인물 이미지
- 실제 주행 로그가 아닌, 3D 시뮬레이터 기반의 차량 센서 데이터
이러한 데이터는 프라이버시 문제를 피하면서도, 희귀한 상황을 충분히 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용성이 크다.
코로나 시기, 마스크 이미지 합성 사례
합성 데이터가 처음 산업계에서 주목을 받은 계기는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였다.
AI 기반 마스크 감지 모델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마스크를 쓴 얼굴 사진 자체가 부족한 문제가 있었다. 이에 따라 많은 연구 기관들은 기존의 얼굴 사진 위에 마스크 이미지를 입히는 방식으로 합성 데이터를 생성했다.
OpenCV 기반의 얼굴 검출 기술과 마스크 이미지 합성, 조명·각도 랜덤화를 활용해 수천 장의 현실감 있는 마스크 이미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고, 이 데이터는 실제 감지 모델 성능 향상에 기여했다.
이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방식으로 합성 데이터가 활용된 대표적인 초기 사례다.
최근 다시 주목받는 이유
합성 데이터는 최근 들어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단순한 부족 보완을 넘어, 이제는 의도적으로 설계된 고품질 합성 데이터가 모델 성능과 안정성을 좌우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다음은 2020년과 최근(2024~2025년)의 합성 데이터 활용 방식의 주요 차이점이다.
목적의 변화
- 2020년: 데이터 부족을 보완하는 임시 수단
- 2024~2025년: 모델 성능 극대화, 안전성 확보, 윤리 기준 충족을 위한 전략적 수단
생성 방식의 고도화
- 2020년: Overlay 기반의 단순 이미지 합성
- 2024~2025년: GAN, Diffusion 모델, 3D 엔진을 결합한 복합적 생성 방식 활용
활용 분야의 확장
- 2020년: 컴퓨터 비전 분야에 국한
- 2024~2025년: 자율주행, 금융, 의료, 자연어 처리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대
데이터 품질 향상
- 2020년: 현실과 유사하지만 품질과 일반화 성능의 한계 존재
- 2024~2025년: 실제보다 더 정확하고 일관된 학습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는 수준 도달
기술 융합의 심화
- 2020년: 단순 합성과 전처리 중심
- 2024~2025년: 합성 + 데이터 증강 + 윤리 필터링 + 모델 내장형 생성 시스템으로 통합
과거에는 부족한 데이터를 채우기 위한 수단이었다면, 이제는 목적에 맞게 정교하게 설계된 고품질 합성 데이터가 모델 개발 전략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실제 산업 활용 사례
합성 데이터는 실제 제품 개발과 AI 시스템 설계에 다양한 형태로 적용되고 있다.
Nvidia Omniverse Synthetic Data
Nvidia는 자율주행차 시뮬레이션 플랫폼인 Omniverse에서 합성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야간의 비 오는 고속도로 상황처럼 실제로 수집이 어려운 조건을 정교하게 재현하고, 그에 기반한 주행 데이터를 생성해 자율주행 알고리즘 학습에 활용한다.
Google 및 OpenAI
대규모 언어 모델 사전 학습 과정에서, Google과 OpenAI는 실제 사용자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고, 합성된 문장 데이터를 활용해 모델을 학습하고 있다.
이 방식은 프라이버시 침해 위험을 최소화하면서도, 모델이 다양한 문맥을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합성 데이터의 장단점
합성 데이터는 분명 강력한 도구지만, 무조건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만능 해결책은 아니다. 장점과 함께 고려해야 할 한계도 분명 존재한다.
장점
- 프라이버시 보호: GDPR, HIPAA 등 개인정보 규제를 효과적으로 우회
- 희귀 상황 커버: 사고, 질병, 오류 등 현실에서 발생 빈도가 낮은 사례도 충분히 재현 가능
- 비용 효율성: 실제 수집에 비해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음
한계
- 데이터 편향: 생성 알고리즘 설계가 부적절할 경우 편향이 증폭될 수 있음
- 윤리적 책임: 생성 데이터가 현실과 혼동될 경우 책임 소재가 모호해질 수 있음
- 일반화 성능: 합성 데이터 기반 학습이 실제 환경에 적용될 때 오차가 발생할 가능성
마무리
합성 데이터는 더 이상 보완 수단이 아니다.
현실을 안전하고 정교하게 복제하는 새로운 자산으로, AI 개발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기술적 가능성과 함께, 데이터 출처의 투명성 확보와 윤리적 기준 설정은 필수적이다.
합성 데이터는 잘 설계되었을 때 강력한 무기가 되지만, 무분별하게 사용될 경우 오히려 신뢰를 해칠 수 있다.
기술과 책임이 함께 가야 하는 이유다.
참고 자료
- Nvidia Research (2024). Synthetic Data for AV Safety
- MIT Technology Review (2023). The Rise of Synthetic Data in AI Training
- Kaggle, GitHub (2020~2021). MaskFaceSynthetic Dataset
- BCG Report (2024). Data-Centric AI and the Synthetic Frontier